문학 · 신서재 문학선 12
빛이 오래 머무는 방
재개발을 앞둔 낡은 아파트에서 마지막 여름을 보내는 세 사람. 사라지기 직전의 장소가 사람에게 무엇을 남기는지에 관한 장편소설.
철거를 앞둔 아파트 단지에 세 사람이 남았다. 이사 날짜를 정하지 못한 노인, 계약이 끝나고도 떠나지 않은 세입자, 그리고 그 여름 내내 단지를 촬영하러 오는 스물넷의 사진가.
소설은 이들이 서로를 설득하거나 구원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별나다. 세 사람은 그저 같은 계단참에서 몇 번 마주치고, 같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각도가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본다.
가장 늦게 꺼지는 불빛
작가는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여러 재개발 예정지를 걸었다고 한다. 취재 수첩에 가장 많이 적힌 문장은 “아직 불이 켜져 있다”였다.
『빛이 오래 머무는 방』은 그 불빛이 꺼지기까지의 기록이다. 무엇이 사라졌는지가 아니라, 사라지는 동안 그 안에서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를 남긴다.
이런 분께
- 사건보다 분위기가 오래 남는 소설을 찾는 분
- 도시의 변두리, 오래된 건물, 여름의 빛에 마음이 가는 분
- 『이름 없는 계절』을 읽고 다음 책을 기다려 온 분
추천의 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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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문장도 서두르지 않는다.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아주 먼 곳까지 와 있다.
정윤오 (시인) -
사라지는 것을 붙잡는 대신, 사라지는 속도에 보폭을 맞춘 소설.
《문학과 지금》 2026년 9월호